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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은행보다 핀테크로 재테크 트렌드 바꾼다

MZ세대 P2P, 가상자산, 스니커테크 등 선호

은행보다 핀테크에 관심이 간다. 주식보다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가 더 쉽다. 명품백 대신 고급 스니커즈를 모은다.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아우르는 이른바 ‘MZ세대’의 투자 방식이다. 재테크 시장의 주요 고객으로 자리매김하며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있는 MZ세대의 재테크 철학을 살펴본다.



소액투자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P2P투자 ‘척척’


간편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니스트펀드에 따르면, 2020년 4월 기준 자사 P2P금융 서비스에 투자한 고객 중 20대 비중이 무려 3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투자자 인원수 대비 20대의 비율은 지난 2018년(9%)과 비교하면 3년만에 무려 22%가 증가한 수치다.


어니스트펀드는 20대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요인에 대해 ▲투자 간편성, ▲모바일 접근성, ▲소액투자 등을 꼽았다. P2P투자는 상품에 따라 기대수익률, 투자기간, 상환방식 등이 다양해 각자의 투자성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이 연결된 환경이라면 모바일로 간편투자가 가능한 점과 뱅크샐러드, 토스 등 2030 세대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는 모바일 플랫폼과의 투자연계로 접근성이 높아진 점 등이 20대 투자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제로금리시대에 재테크에 대한 인식이 젊은 세대들에게 크게 확산됨에 따라 자본금이 부족한 20대들은 소액으로도 투자 가능한 간편투자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한다고 볼 수 있다.


MZ세대 등에 업은 핀테크 업계 성장 ‘쑥쑥’


P2P투자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핀테크 서비스가 MZ세대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토스’나 ‘카카오페이’ 같은 간편 금융 서비스들이 대표적이다. 이들 서비스들은 빠르고 간편하다는 장점을 내세워 젊은 세대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토스는 지난 2018년 핀테크 기업 최초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으로 등극했으며, 카카오페이는 2019년 기준으로 누적가입자수 3000만명을 돌파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간편결제 서비스 일평균 이용 건수는 535만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일평균 이용액은 15.8% 증가한 1628억에 달했다. 기존 금융시장의 문제점을 IT기술로 혁신한 ‘핀테크’가 금융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코스피는 몰라도 비트코인 시세는 ‘술술’


MZ세대는 기성세대 보다 디지털에 매우 친화적이다. 자연스레 디지털자산, 가상자산으로 소개되는 비트코인에도 우호적인 편이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가상자산 전문투자사인 블록체인 캐피탈이 18세 이상 미국 성인 202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9%가 가상자산을 알고 있고, 27%가 투자 의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8세에서 34세 사이의 MZ세대 42%가 5년내 가상자산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실시한 국내 주요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의 연령별 가상자산 데이터 점유율을 비교 분석한 결과, 10대와 20대가 전체의 61%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MZ세대가 가상자산을 비롯한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나타내자 관련 업계에서도 MZ세대를 겨냥한 새롭고 다양한 확장형 재테크 서비스들도 선보이고 있다. 밀크파트너스의 밀크(MiL.k)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밀크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흩어져 있는 마일리지나 포인트를 한데 모아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이다.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로 리셀 시장 ‘똑똑’


한정판 스니커즈를 사들였다가 더 비싼 가격으로 되파는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와 같은 영역도 MZ세대의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과거 고가의 명품백이나 명품 시계 등에 투자해 되팔던 ‘샤테크(샤넬+재테크)가 젊은 세대들의 눈높이에 맞춰 운동화로 옮겨간 셈이다.


미국 코웬앤드컴퍼니 투자은행에 따르면 세계 스니커즈 리셀 시장은 지난해 20억달러(한화 약 2조 5천억원) 규모에서 2025년까지 약 60억달러(7조 4천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도 다르지 않다. 실제로 지난해 롯데백화점이 단독으로 유치한 ‘JW앤더슨X컨버스’의 ‘런스타하이크’ 스니커즈는 판매를 시작한지 8시간만에 1000족이 모두 완판되었다. 이 한정판 스니커즈를 구입하려는 줄이 100미터 넘게 늘어섰으며, 10대와 20대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판매 당시 10만원대였던 제품은 일주일만에 각종 리셀 사이트에서 3배이상 오른 가격으로 재판매 되며 뜨거운 인기를 구가했다.


MZ세대가 스니커테크에 주목하자 IT업계도 발빠르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네이버 자회사인 스노우는 지난 3월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인 크림(KREAM)을 출시했다. 크림은 ‘리셀(resell, 되팔기)’ 시장을 겨냥한 서비스로 한정판이나 희소가치가 높은 스니커즈 등을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다.


실시간 변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매자와 구매자 간 희망가가 일치할 경우에만 익명으로 거래가 이뤄지며 거래 체결 후에는 박스, 상품태크, 오염, 가품 등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 합격한 제품만을 구매자에게 배송한다. 판매자 역시 단순 변심에 의한 반송 걱정 없이 안심하고 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


이처럼 MZ세대는 기성세대가 추구해왔던 높은 금리나 주식, 부동산 등의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IT 기술을 기반으로 자신들만의 특성에 맞춘 새로운 형태의 재테크 문화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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