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금융’의 시대...대형금투사-로보어드바이저 손잡는 이유

2022.05.10 07:28:06

금융권 투자 이끌어낸 ‘쿼터백-신한’, ‘핀트-KB’, ‘파운트-하나’, 국내 시장 키운다

올해 전면 시행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사업은 전통적 금융과 핀테크의 협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실제 금융위원회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투자자문·투자일임업을 겸업하려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방식을 영위해야 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투자 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AI 알고리즘으로 투자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자산 관리 서비스다. 인간의 실수가 개입되지 않고, 변동세에도 객관적인 자산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유례없는 팬데믹을 비롯해 가상화폐 등 새로운 자산이 등장하고 불안정한 국제정세가 이어지는 등 자본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안정적인 자산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최근 한층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규제 완화 ‘파도’ 타고 빠르게 성장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업계

 

로보어드바이저는 기술적 우위뿐만 아니라 투자 접근성을 한층 대중화했다는 점에서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간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이빗 뱅커(PB) 등은 주로 고액 자산가나 기관 투자자에 한정돼 있었고, 대면으로 주로 제공돼 진입장벽이 높았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비교적 소액으로 자산 운용이 가능한 데다 디지털 기반 운용으로 합리적인 수수료 구조를 갖추고 있어 더 대중적이고 넓은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 이와 함께 2019년엔 금융투자업규정이 일부 개정되면서 비대면 투자일임 서비스의 빗장이 풀리자 규모 있는 업체들이 B2B 영역을 넘어 직접 디지털 자산 관리서비스에 진출하면서 업계의 파이가 커지고 있다.

 

실제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6월 말 기준 국내 가입자 수는 2017년 12월 대비 약 10배, 관리 자산 금액은 약 4배 늘어났다. 전년 동기인 2020년 6월보다는 가입자 수가 81.7%, 관리 자산 금액은 46.9% 증가했다. 일찍이 KEB하나은행은 2018년에 해당 시장 규모를 1조 원으로 추산했으며, 당시 2025년엔 30조 원으로 늘어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은 2010년부터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이 태동한 미국에서도 진행 중이다. 미국의 로보어드바이저 운용 자산 규모는 2014년 115억 달러에서 2020년 22,000억 달러로 5년이 약간 넘는 기간 동안 191배 이상 증가했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 스태디스타(Statista)는 전 세계 시장 규모가 2018년 5,432억 달러(약 604조 원)에서 2023년 2조 5,523억 달러(약 2,838조 원)로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융권과 손잡은 쿼터백-신한, 핀트-KB, 파운트-하나,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키운다

 

국내 대표 로보어드바이저 핀테크 기업들은 이번 달 쿼터백이 신한금융그룹으로부터의 지분 투자 유치 및 업무 협약을 맺으면서, KB금융(핀트), 하나금융(파운트) 등 국내 3대 금융그룹과의 합종연횡이 마무리되는 국면이다. 이들 로보어드바이저 기업들이 대형 금융 그룹과의 협업 과정에서 만들어낼 시너지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투자자문형과 투자일임형 서비스로 구분되며, 투자와 자산운용까지 모두 집행해주는 투자일임형의 대표 기업으론 ‘쿼터백’과 ‘핀트’가 있다. 투자자문형로 시작한 ‘파운트’의 경우 최근에 투자일임형 서비스를 추가했다.

 

쿼터백(대표 장두영)은 2016년 본격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을 도입한 국내 최장수 RA 기업이다. 당시 쿼터백은 키움투자자산운용과 국내 최초 로보어드바이저 공모 펀드인 '키움 쿼터백 글로벌 로보어드바이저 증권투자신탁'을 선보였으며, 2016년 업계 최초로 생명보험사 변액 자금의 자문을 맡으며 현재까지 트랙 레코드를 쌓아오고 있다.

 

쿼터백은 AI시스템 ‘큐비스(QBIS)’의 안정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아, 신한라이프, 키움투자자산운용, KB은행, 교보생명 등 20여 개 이상의 금융기관 (2021년 12월 기준)에 투자 상품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핀트’ 역시 대형 증권사와 핀테크 회사의 합작이다. 핀트는 2020년 10월 KB증권이 엔씨소프트와 손잡고 출범시킨 합작법인(JV)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에서 운영 중인 비대면 투자일임 서비스다. 합작법인 출범을 위해 KB증권과 엔씨소프트에서 각각 300억 원씩 투자를 받은 데 이어 지난해 3월엔 비씨카드로부터 99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파운트는 지난해 10월 하나금융투자에서 약 300억 원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투자 배경에 대해 파운트의 자산 관리 기술 노하우를 자사의 맞춤형 자산 관리 서비스에 접목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선도할 것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쿼터백 관계자는 “인프라를 갖춘 금융권과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회사의 협업은 금융업계 전체의 성장은 물론 한층 업그레이드된 ‘스마트 금융’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투자금을 AI기술 개발에 활용하는 것은 물론 전략적인 협업을 통해 더 많은 투자자들에게 양질의 투자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주 mjkim@fintech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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