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의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은 최근 공개한 ‘2023년 지속가능 금융 보고서(Sustainable Banking Report 2023)’에서 2030년까지 한국 개인 투자자의 자본 가운데 약 1,800억 달러가 기후 관련 투자에 동원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SC그룹은 싱가포르 PwC에 의뢰한 이번 연구를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의 10개 주요 성장 시장에서 1,800명의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 관심도를 조사했다. 구체적인 조사 대상 시장은 한국,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 나이지리아, 케냐,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다.
이번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기후 관련 개인 투자자의 잠재력이 3조 4,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는 등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의 영향력이 지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개인 투자자의 기후 관련 투자(1,800억 달러) 가운데 약 1,100억 달러는 기후변화 완화(mitigation) 산업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재생가능 에너지, 에너지 저장·효율 분야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유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690억 달러는 생물 다양성, 기후 복원 시설(resilient infrastructure), 식량 시스템 등을 포함한 기후변화 적응(adaptation) 산업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개인 투자자(180명) 대상의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94%는 기후 관련 투자에 관심이 있으며, 82%는 기후 분야로 자금 투자를 확대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적인 가치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기후 관련 투자를 이끄는 가장 큰 원동력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보고서는 투자자 세그먼트별로 각기 다른 여러 투자 장벽들이 있는 탓에 투자에 대한 관심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들이 장벽들을 극복하고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려면 금융 업계의 지원이 필요하며 금융 기관, 규제 당국, 기업 및 개인이 모두 함께 개인 투자자의 참여를 높일 수 있는 폭넓은 기후 자산을 구축하는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금융 기관들이 투자 정보, 맞춤형 상품, 성과 정보라는 3가지 축(pillar)을 통해 개인의 투자 실행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 특히 자산운용사와 은행은 생물 다양성과 청색 경제(blue economy·환경과 경제의 조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경제 모델) 등 투자자들의 새로운 관심사에 부합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후 자산 개발에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디지털 및 핀테크 솔루션이 투자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투자자를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나아가 전세계 금융 업계가 투자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보고 기준을 통일하고 최소 공시 요건을 의무화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마크 반 데 왈(Marc Van de Walle) SC그룹 글로벌 자산관리, 수신 및 모기지 부문 총괄헤드는 “현재 기후 변화 관련 금융을 조달하는데 주로 기관 투자자 자본의 역할이 큰데 반해 개인 투자자 자본은 일반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며 “SC그룹은 고객의 니즈에 맞는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접근성을 개선함으로써 고객이 더욱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금융 솔루션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